달력을 저 멀리 두니
몰랐을까
가을 이렇게 짧았나
이불을 바꿔야 하나
감정을 일곱 가지 색으로 나누면
오늘은 어디 머무를까
불을 좀 지피려 하다가
아, 잠깐, 이거, 뭐
하는 사이에
난 다 태워도 돼
난 다 버려도 돼
그동안 모아둔 일기 말고
잊지 말고
달력을 저 멀리 두니
몰랐을까
시간 이렇게 빨랐나
이별을 미룰 순 없나
이상하지
빙 둘러서
노래하자
비 오는 날
고생이 많아
눈과 입, 귓바퀴를 따라
뛰놀아
아 오랜만이야
참 오랜만이야
검은 옷이 어울리네
하하
하
검은 눈
검은 머리가 새하얗게
그림자 그리는데
남은 물감을 다 써버렸네
너른 눈밭에
검은 건 나 하나같애
눈에 띄게
까매
번지는게
이상하지
빙 둘러서
노래하자
비 오는 날
고생이 많아
눈과 입, 귓바퀴를 따라
뛰놀아
아 오랜만이야
참 오랜만이야
검은 옷이 어울리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