버스 기사 아저씨의 무심한 초점
끝이 막막한 계단은 땅을 보며 걸어
꽉 막힌 도로 뚫릴 때까지 하늘색을 보며 점쳐
후회하는 내 맘 감추기 위해
석양은 붉어져
하루를 끝내고 나오는 한숨
아침에게 빌린 희망은 다시 반품
어찌 됐든 간 이래저래 뒤로 넘어 간 해 머릴 보며
대충 재 보는 집까지의 거리
해야 할 일에 다 쓰고 남은 하루
새로운 걸 다시 시작하기엔
버겁고 흘리긴 아까워도 구멍 난 신발 메꾸고
짊어진 가족의 꿈을 향해
이어폰을 귀에 걸고
Turn the music on
가로등이 줄지어 굽이 진 벽돌담이
날 조이는 골목길을 지나
모난 돌 하나 발끝에 밀며 앞장 세워 따라가다가
익숙한 냄새와 귀 익은 소리
떠날 때부터 여전히 우리 옆집은 강아지가 짖고
시퍼렇게 멍든 대문이 삐걱대
날 적시는 밤공기는 눅눅해
끝이 안 보이는 앞 길은 묵묵히 걸어가
걸어가 숨이 목에 올라 차
포기할 것 같으면 주저앉아 쉬다가
생각해 what you have been doing for
그토록 힘이 든 아까 일도
오늘이 지나면 잊혀지겠지
이불을 덮고 시간과 함께 잠들고 싶어
함께 잠들고 싶어
허릴 굽혀 오르막길을 올라
멀리서부터 흐르는 찌개 냄새
어딘가는 정적 어딘가는 웃음소리
내 흐트러진 옷맵시
다들 파란불을 기다리면서
온통 빨간불에만 모여있듯이
나는 행복을 기다리면서
온통 사소한 불만 고여있었지
행복을 기다리면서
온통 사소한 불만 고여있었지
가로등이 줄지어 굽이 진 벽돌담이
날 조이는 골목길을 지나
모난 돌 하나 발끝에 밀며 앞장 세워 따라가다가
익숙한 냄새와 귀 익은 소리
떠날 때부터 여전히 우리 옆집은 강아지가 짖고
시퍼렇게 멍든 대문이 삐걱대
가로등이 줄지어 굽이 진 벽돌담이
날 조이는 골목길을 지나
어둑어둑한 달 밤 하늘에 가족 얼굴 그려보다가
익숙한 냄새와 귀 익은 소리
덜 깬 잠으로 마주한 따뜻했던 오늘 아침밥처럼
눈앞에 뿌연 아지랑이 피곤해