봄눈이 내린 후에 피어나던 우리 둘의 모습은
서서히 변해 간 거리의 풍경처럼 바뀌어갔지
뜨거웠던 한순간을 움켜쥐고 가지려 한 내 욕심 탓일까
어느새 이렇게 난 계절의 끝자락에
이 바람이 머금은 수분이 사라지면
우리의 추억도 점점 희미해 질까
아직 왈칵 내겐 소나기가 내린단 말야
이제 우린 헤어지겠지만 다시 돌아 다음 여름을 만날 때
낯선 그 미래에 우리의 궤적이 있었으면 해
난 그 자리에 서서 너와 함께 했던
따뜻하면서도 뜨거웠던 추억들을 상상을 하곤 해
너가 없을 거라는 게 믿겨지지 않네
너도 나처럼 준비하며 시간을 보낼까
아님 나와 달리 다른 계절로 넘어갔을까
아직 나는 여기에 머물고 있는데
나의 마음이 너무 앞서 쏟아지는 비처럼 낭비해버린 걸까
어느새 이렇게 난 계절의 끝자락에
이 바람이 머금은 수분이 사라지면
우리의 추억도 점점 희미해 질까
아직 왈칵 내겐 소나기가 내린단 말야
이제 우린 헤어지겠지만 다시 돌아 다음 여름을 만날 때
낯선 그 미래에 우리의 궤적이 있었으면 해
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기억될까
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변해 갈까
어쩌면 우리 둘 다 추억을 지운 채로 지낼까
벌써 여름의 끝이 보여 점점 서늘해지는 걸 느껴
아름답던 순간만 남기고 우리는 끝을 맞이하고 있어
내겐 잊지 못할 아름다웠던 이 여름의 끝